근육은 눈에 보이는 팔과 다리와 가슴의 근육만이 아니라 뼈에 붙어서 운동력을 주는 근육이 골격근육이고, 지구를 두 바퀴 이상 돌고 남는 길이를 가지고 24시간 계속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 혈관도 근육이다. 또한 혈액을 펌프하는 심장 및 위장, 장관을 비릇한 인체의 모든 기관이 근육이다.
골격근육은 우리들이 생각한 대로 움직일 수 있는 근육(수의근육이라고 함)과, 심장근육과 혈관근육과 같이 우리의 뜻대로 움직일 수 없는 24시간 자율신경활동에 의하여 계속 움직이는 근육(불수의근육이라고 함)이 있다. 골격근육이 마비되면 운동성의 저하 정도로 그치지만, 심장근육과 혈관근육의 마비는 바로 생명과 직결된 것이다.
인체를 구성하는 모든 근육이 뇌의 명령에 따라서 건강하게 움직이는 데 필요한 영양소는 탄수화물과 지방과 단백질과 산소이며, 이러한 에너지 영양소가 대사작용을 잘 할 수 있도록 조절하는 조절영양소가 무기질(미네랄)과 비타민 그리고 물인 것이다.
현대인의 3대 사망원인을 보면, 심장병, 뇌졸증과 암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이 중에서 심장 질환과 뇌졸증은 동맥경화와 고혈압의 합병증으로 일어나는 케이스가 대부분이다.
일반적으로 동맥경화의 주범은 콜레스테롤과 혈관의 손상 및 노화라고 본다. 종래에서 동맥경화증이 40대 이상에 접어들 때 일어난다고 보지만 최근에는 이미 청년기부터 동맥경화증이 진행되어 온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나이가 들어 감으로써 장기간 혈관이 손상을 입거나 노화가 되어 콜레스테롤이 부착하면, 혈관의 수축과 이완기능이 정지되면서 혈관을 막아 버리게 하는 것이다.
최근 세포분자학의 진보에 따라 동맥경화의 원인 대한 새로운 해석과 예방 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그 중에서 혈액 내 콜레스테롤의 증가가 동맥경화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동맥경화의 주범으로 체내 칼슘 밸런스와 관련이 있다는 이론이 강하게 제시되고 있다.
동맥경화가 발생하는 원인으로, 혈관근육(정확하게는 평활근이라고 함)의 벽이 굳어지면 기능적으로 수축이나 확장 활동이 정지되는데, 혈관근육의 벽을 굳게 만드는 원인물질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그 원인물질을 찾아보니 콜레스테롤도 있지만 혈관벽에 파고 들어가 부착되면서 혈관의 석탄화를 만드는 칼슘에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칼슘은 혈관근육을 움직이는 영양에너지를 조절하는데 필수적인 물질이며, 칼슘이 없이는 근육운동의 제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근육이 강한 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칼슘이 동원되고 약한 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적은 양의 칼슘이 동원되는 것이다.
그런데 칼슘을 지나치게 섭취하여 과도하게 흡수된 칼슘이 혈관벽에 부착되어서 동맥경화를 일으키지 않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칼슘을 지나치게 섭취한 칼슘이 혈관벽에 침투하여 동맥경화의 원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칼슘을 섭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뼈속에 있는 칼슘이 혈관으로 이동하여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최근 연구에서 동맥에 일어나는 칼슘 침착과 석탄화 현상은 칼슘의 과잉섭취로 인한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칼슘의 섭취부족으로 인하여 뼈에서 혈중으로 칼슘이 대량 유리되어 혈관벽에 침착하는 것이 주원인이라고 밝히고 있다. 물론 콜레스테롤도 이러한 칼슘과 함께 결합하여 덩어리를 이루면서 동맥경화를 가속화시킨다.
위의 오른 쪽 사진은 X선으로 촬영한 척추와 대동맥의 사진이다. 대동맥은 일반 X선 사진에 나타나지 않아야 하는데, 화살표와 같이 하얀 부분이 나타나 있다. 사망 후 혈관해부를 통해서 확인을 해 본 결과 대동맥벽에 칼슘 침착에 의한 석탄화가 있다는 것이 확인된 케이스이다.
뼈에서 이동한 칼슘이 혈관벽을 뚫고 들어가 혈관을 석탄화시키면서 혈관의 수축과 이완기능을 정지시키는 원인물질이며, 혈관 안에서 덩어리를 만들어 혈관을 막아 혈액순환을 막는 것이 콜레스테롤로 이해를 하면 될 것이다.
칼슘 섭취부족이 일어나면 부갑상선 호르몬이 분비되어 뼈 속의 칼슘이 혈액 안으로 과도하게 이동하여 혈관벽에 침착하여 동맥경화를 일으키지만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고혈압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혈관석탄화로 인한 동맥경화를 가진 환자가 곧 고혈압과 뇌질환과 심장병이라는 합병증을 가지는 것도 이러한 이유이다.
뼈속에서 혈중으로 이동된 칼슘이 혈관에 침착되는 장소는 혈관벽의 탄성섬유상이다. 혈관벽은 내피세포의 내막, 평활근세포의 중막, 혈관근육세포에 영양을 보급하는 혈관과 신경정보를 전달하는 신경이 연결된 외막 등 세 층이 있다. 이러한 내막과 중막 사이에 내탄성판이 있고, 중막과 외막 사이에 외탄성판이 있다.
대동맥의 성분을 보면 근육세포 외에 엘라스틴과 콜라겐이 있다. 뼈에서 이동한 인산칼슘은 혈관 내막에 처음 침착된 후 내막을 뚫고 들어가 중막에 부착되며, 칼슘은 친화성이 높은 엘라스틴과 결합하여 혈관벽에 침착하면서 혈관석탄화를 일으키는 것이다. 특히 엘라스틴에 포함되어 있는 극성 아미노산은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그 농도도 증가한다. 이러한 극성 아미노산이 칼슘과 엘라스틴을 강하게 결합시키는 촉진인자가 되고 있는 것이다.
혈관의 내탄성판은 콜레스테롤과 같은 물질들이 혈관벽에 부착되지 않게 하거나 혈관 속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방어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만약 내탄성판이 파괴되면 혈중의 과도한 칼슘과 콜레스테롤이 혈관벽 속에 자유로운 유입이 가능해져 중막의 침착상태가 진행되어 결국은 혈관이 굳어지는 동맥경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중증인 동맥경화의 경우 단순한 X선 사진에서도 희미하지만 확인될 정도의 칼슘 침착현상이 보인다는 것을 전술하였다. 이러한 침착현상이 지속되면 동맥의 내벽은 물론이고 동맥의 형태조차도 변형되어 버린다. 동맥의 내벽과 형태를 변형시킬 정도라면 동맥경화의 말기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고 결국 혈압의 증가와 더불어 고혈압, 심장병, 뇌질환은 물론이고, 혈액순환의 불량으로 각종 질병이 일시에 가속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고혈압 환자들이 가장 많이 먹는 혈압강하제로 칼슘길항제가 있다. 칼슘길항제는 세포막 밖의 칼슘이 세포 내에 과도하게 들어가지 않게 하여 칼슘 밸런스를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러한 혈압강하제인 칼슘길항제가 동맥경화의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음이 동물실험으로 확인되고 있다.
고혈압환자들이 혈압강하제로 가장 많이 복용하는 칼슘길항제의 역할을 보면 칼슘이 혈관의 활동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가를 알 수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혈압강하제인 칼슘길항제(Novarsc같은 것)의 주요한 역할은 다음과 같다.
1) 세포외액의 칼슘이 세포내액으로 침투하는 것을 막는다
2) 활성산소로 인한 내피세포의 장해를 억제한다
3) 내피세포에서 일어나는 칼슘 침착을 막는다
4) 내피세포 내 투과성의 증가를 억제한다
5) 혈소판의 응집을 방해한다
6) 세포 내의 콜레스테롤의 침착을 억제한다
7) 콜라겐 합성의 억제한다
8) 혈관의 석탄화를 막는다
칼슘의 섭취량에 따른 고혈압의 발병률에 대하여 수 많은 역학연구 조사보고서와 기초동물실험연구와 임상연구가 있는데, 이 연구보고서를 종합해보면 칼슘을 적게 섭취하는 사람(400mg/일)은 충분하게 섭취하는 사람(800mg/일)에 비하여 고혈압 발병률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충분한 칼슘의 섭취는 체내칼슘밸런스를 유지함으로 혈관근육의 석탄화를 방지하는 것에도 관련되어 있지만 또 다른 혈압강압 메카니즘은 (1) 혈관을 과도하게 수축시키는 나트륨성분의 배출 (2) 흥분하는 혈관교감신경활동의 억제 (3) 혈압을 조절하는 압수용기활동의 균형유지를 들고 있다.
결국 칼슘의 충분한 섭취가 단순히 뼈를 튼튼하게 만드는 정도의 역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혈관근육활동과 신경활동에도 깊이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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